3년 안에 100억 EXIT에 도전합니다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지금부터, 무엇을 시도했고 왜 틀렸으며 다음 행동을 어떻게 바꿨는지 기록합니다.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한 뒤, 조용히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완전히 틀려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조금 더 준비한 다음 결과가 나오면 공개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상태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이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더 완벽하게 준비하려 할수록 시작은 늦어졌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보이면 기존 계획이 부족해 보였고,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는 대신 조용히 멈췄습니다.

결과가 없는 과정은 기록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공한 뒤에야 지난 시간을 그럴듯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미뤘던 것은 사업만이 아니었습니다. 실패했을 때 그 결과를 책임지고 설명해야 하는 순간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방식을 바꾸려고 합니다.

성공한 뒤 과거를 멋지게 정리하는 대신,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지금부터 기록하겠습니다. 잘한 선택만 골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시도했고, 왜 틀렸으며, 그다음 행동을 어떻게 바꿨는지 남기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바꾸려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좋은 시장, 조금 더 선명한 고객, 조금 더 완벽한 사업 모델을 찾으면 이번에는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만들고, 이름을 정하고, 자료를 조사하는 일은 반복했지만 실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는 순간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디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실행을 계속 이어가는 구조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도 처음 세운 가설은 틀릴 수 있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사업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같은 아이디어를 무조건 붙잡는 것을 ‘끝까지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다음 행동은 멈추지 않겠습니다.

가설이 틀렸다면 바꾸고, 계획이 현실과 다르면 수정하겠습니다. 다만 왜 바꿨는지 설명 없이 사라지지는 않겠습니다.

“틀리면 바꾼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명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

왜 하필 ‘3년 안에 100억 EXIT’인가

제가 정한 목표는 하나입니다.

“3년 안에 1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회사를 만들고 EXIT에 도전한다.”

여기서 말하는 100억은 제 개인 자산 목표가 아니라 회사 가치의 목표입니다.

지금의 제가 그만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3년이라는 기간이 현실적인지도 아직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이 글은 성공을 자신하는 선언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숫자와 기한을 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목표가 모호했을 때 저는 중요한 선택 앞에서 쉽게 방향을 바꿨습니다. 당장 돈이 되는 일과 장기적으로 가치가 쌓이는 일을 구분하기 어려웠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 때마다 무엇을 기준으로 버리고 선택해야 할지 흔들렸습니다.

100억과 3년은 미래를 예언하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 오늘의 결정을 거르기 위한 기준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묻겠습니다.

“이 선택이 3년 안에 1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가까워지게 하는가?”

이 질문은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알려주지 않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제 노동시간도 똑같이 늘어나는 구조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반복되는 문제를 제품과 시스템으로 바꿀 것인지. 눈앞의 매출만 선택할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와 경험이 쌓이는 구조를 만들 것인지. 그 판단을 피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습니다.

100억은 단순히 큰돈을 벌고 싶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실패한 뒤에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여유, 단기 수익에만 매이지 않을 시간, 더 좋은 사람들과 더 큰 문제에 도전할 선택지를 얻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작은 시도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가치 있는 회사를 만들어본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성공하기도 전에 왜 공개하는가

첫 번째 이유는 저 자신입니다.

또 미루거나, 힘들어졌을 때 아무 말 없이 사라지는 선택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공개 기록은 의지를 자랑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행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제약조건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성공담보다 과정이 더 솔직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뒤 쓰는 이야기는 결과를 알고 과거를 해석합니다. 잘된 선택에는 의미를 붙이고, 틀린 선택과 우연은 짧게 지나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하는 순간에는 정답을 모릅니다. 제한된 정보로 선택하고, 돈과 시간을 쓰고, 고객 반응을 본 뒤 다시 판단합니다.

저는 바로 그 순간을 남기고 싶습니다.

무엇을 확신했고, 실제로는 무엇이 달랐는지. 어떤 숫자를 기대했고, 결과는 어땠는지. 왜 계획을 유지했거나 버렸는지. 나중에 기억을 아름답게 고치기 전에 기록하겠습니다.

물론 공개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객의 개인정보, 계정 정보, 계약상 비밀, 사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자료는 보호하겠습니다. 숫자를 공개할 때도 맥락 없이 과장된 성과처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이 연재에서 실제로 공개할 것

이 연재는 막연한 동기부여 일기가 아니라, 하나의 회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인하는 실험 기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다음을 공개하겠습니다.

  • 어떤 고객의 어떤 문제를 선택했는지
  • 그 문제가 실제로 돈을 낼 만큼 중요한지 어떻게 확인했는지
  • 고객이 말한 것과 실제 행동이 어떻게 달랐는지
  • 처음 세운 가설 중 무엇이 틀렸는지
  • 제품과 제안을 왜 만들거나 버렸는지
  • 고객을 만나기 위해 어떤 실험을 했는지
  • 비용과 매출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 대행에 머물지 않고 반복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 계획과 결과가 달랐을 때 다음 행동을 어떻게 정했는지

잘된 결과만 골라 성공담처럼 보여주지 않겠습니다.

반응이 없었던 제안, 예상보다 오래 걸린 일, 괜히 돈과 시간을 쓴 실험도 가능한 범위에서 남기겠습니다. 실패 자체를 멋있게 포장하지도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그 실패에서 무엇을 확인했고 다음 결정을 어떻게 바꿨는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반복할 과정은 단순합니다.

“가설 → 실행 → 고객 반응 → 숫자 → 변경”

생각만 오래 붙잡고 있지 않겠습니다. 작은 형태라도 고객 앞에 내놓고, 반응을 확인하고, 그 결과로 다음 행동을 정하겠습니다.

이 글이 성공 선언이 아닌 이유

저는 아직 100억 EXIT를 이룬 사람이 아닙니다.

이 방법이 정답이라고 가르칠 위치도 아닙니다. 지금 제가 가진 것은 결과가 아니라 목표와 몇 가지 운영 원칙뿐입니다.

그래서 이 연재에서는 성공한 사람처럼 말하지 않겠습니다.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은 가설이라고 표시하겠습니다. 숫자가 좋지 않다고 감추지 않고, 숫자가 좋다고 한 번의 결과를 성공 공식처럼 부풀리지 않겠습니다.

3년 뒤 결과는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고, 훨씬 부족한 결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시작한 사업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제품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기록 자체가 제가 틀렸다는 긴 증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결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결과가 없기 때문에 지금 기록하겠습니다.

첫 번째 사업 가설, Libera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 가설은 Libera입니다.

Libera가 최종적으로 어떤 회사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순히 사람의 일을 대신 수행하는 대행에 머물기보다, 회사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를 실행하며 결과에서 학습하는 ‘디지털 직원’을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EP.01에서 그럴듯한 제품 설명을 길게 늘어놓지는 않겠습니다. 아직 고객 앞에서 검증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Libera가 처음 해결하려는 고객 문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왜 그 문제를 첫 진입점으로 선택했는지,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가설을 검증할지, 무엇이 확인되면 계속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면 방향을 바꿀지도 정리하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3년 뒤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무엇이 남아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또 다른 아이디어를 조용히 시작했다가, 아무 설명 없이 사라지는 방식은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같은 계획을 끝까지 고집하겠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현실을 보고 바꾸되, 바꾼 이유와 다음 행동을 남기겠다는 약속입니다.

“틀리면 바꾸겠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사라지지 않겠습니다.”

100억 EXIT PROJECT, EP.01.

다음 글에서는 Libera가 해결하려는 첫 번째 고객 문제와 사업 가설을 공개하겠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아직 아무 결과도 없는 상태에서 도전 과정을 공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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